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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표정…“앗,저건 내얼굴!”

 

“중국 작품같다? … 엇! 한국사람이네.”

 

전시장에서 관람객들은 변웅필(36)의 작품을 두번씩 살펴본다. 중국미술바람으로 익숙해진 손맛이 강한 사람얼굴을 보고 중국인 작품으로 여기다가 작품에 붙어있는 이름을 보고 ‘한국 작가잖아’ 하고 놀란다.

 

변웅필. 최근 미술시장에서 떠오르는 신예 작가다. 독일에서 유학생활을 마치고 올 봄 한국에 들어왔다.

 

화랑가에 젊은 유망작가로 손꼽히고 미술시장에 투자바람이 일면서 1000만원 소액투자로 재테크 가능한 미술품에 변씨의 작품이 추천되고 있다. 지난 26일엔 홍콩 크리스티경매에도 자화상시리즈 2점을 출품, 추정가보다 2배높은 1125만원에 낙찰됐다.

 

현재 작품값은 150×130㎝는 500만원, 120×100㎝는 400만원, 100×100㎝ 300만원에 판매된다. 10호 크기 작품은 150만원선에 거래된다.

 

■한사람으로서의 자화상 시리즈

 

민머리와 옷을 입지 않은 상체. 눈썹도 없는 얼굴을 손으로 꼬집거나 감싸거나 유리창에 대고 일그러트린 것 같은 작품들. 작가의 ‘자화상’이다. 사물이나 정물 풍경이 아닌 자신의 신체를 드러내 관객과의 한발 다가선 만남을 시도하고 있다. 현대 사회를 사는 인간의 실존에 대한 치밀한 사유가 담긴 작품이라는 평가다.

 

자화상이 말하고자 하는 의도는 무엇일까.

 

“내가 그리는 얼굴들은 사회적 신분을 가늠할수 있는 요소를, 예를들어 머리카락이나 수염, 의상등을 그리지 않았다. 다만 얼굴이 지니고 있는 가장 기본적인 본연의 모습만을 담았다. 시각예술가라는 입장에서 나의 기본적인 작업의도는 시대에 상응하는 새로운 충격이다. 권태적인 의식속에 고여 있지 않고 새로운 시선과 놀라움 그리고 그에 따른 의문점을 제시하고자 하는 것이다.”

 

지난 7월 갤러리현대가 젊은 유망작가 선정 첫 기획전에 선보이면서 미술동네에 이름을 알리는 수확을 거뒀다.

 

현재 갤러리현대 전속인 작가는 유망작가라는 말에 대해 “나의 작업을 예술적 탐구의 가능성 있는 작품으로 평가받았다는 큰 의미가 있지만 냉정한 미술시장에서 반짝 스타로 만들어버릴 위험도 있다”고 우려하며 “한국미술의 진정한 미래를 위해 젊은 작가들에게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바란다”고 말했다.

 

■‘얼굴이 그리는 풍경’ 한국서 첫 개인전

 

지난 23일부터 서울 서교동 갤러리잔다리에서 열고 있는 ‘변웅필 개인전’은 작가가 10년의 독일생활을 마치고 처음으로 마련한 개인전으로 작가의 진면목을 확인할수 있는 자리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병풍처럼 펼쳐진 얼굴이 그려내는 풍경속으로 빠져든다. 같은 듯 다른 작품들은 거울에 혹은 연못에 또는 렌즈에 반사된 자신의 이미지인 듯 서로를 반사하고 비춰내고 있다

 

본인의 자화상이라는 1차적 의미를 넘어 ‘그의 얼굴’은 물이 가죽에 스며드는 것처럼 감상자의 ‘얼굴’로 흡수되고 있다. 150×130㎝ 8점, 120×100㎝ 8점, 100×100㎝ 3점 등 총 23점이 전시된다. 얼굴을 맞대고 있는 120×100㎝ ‘키스’ 작품(400만원)은 이미 팔렸다. 전시는 12월 27일까지. (02)323-4155

 

/hyun@fnnews.com 박현주기자

 

■사진설명=한 인간으로서의 자화상 39·Oil On Canvas·150×130㎝·2006·500만원(왼쪽 작품)
변웅필은 1970년생으로 동국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독일 뮌스트미술대학석사, 마이스터 과정을 마쳤다. 쿤스트아스펙트 미술상, 아도미술대상을 수상했고 국내외서 7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현재 동국대에 출강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