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제된 화면에 담아낸 일상의 온기

 

 

정유정 기자 utoori@mk.co.kr
입력 :  2025-11-18 17:08:57

 

 

 

변웅필 개인전 내달 6일까지
군더더기 뺀 색과 형태로
평범한 하루의 장면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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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MEONE'(2025). 호리아트스페이스

 


변웅필 작가(55)는 자신의 작품을 "특별할 것 없는 그림"이라고 표현한다. 기대어 포옹하는 두 사람, 펼쳐진 책, 나뭇잎, 바람에 흔들리는 커튼 등 평범한 일상의 장면이 단순한 구도와 절제된 색으로 담담하게 그려져 있다.

 

 

서울 종로구 삼청동 호리아트스페이스는 변 작가의 개인전 '아무렇지 않은 날들'을 열고 신작 36점을 선보였다. 화면은 군더더기를 덜어낸 색면과 간결한 형태가 특징이다. 작가가 그동안 탐구해온 인물 작업에는 'SOMEONE'이라는 제목이 붙었다. 소재를 사물들로 확장한 그림들은 'SOMETHING'으로 명명됐다. 구체적 인물이나 특정 사물이기보다는 색과 형태를 담아내는 하나의 그릇에 가깝다.

 

최근 열린 간담회에서 작가는 "예술론이나 작가론을 펼치는 사람들이 많은데 허무맹랑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과거에는 잘나가는 작가, 좋은 전시장, 잘 팔리는 작품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욕심을 버리고 내 마음에 드는 것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작품에 거창한 의미를 부여하기보다는 캔버스 위에서 색을 놓고 형태를 다듬는 행위 자체에 몰두하겠다는 뜻이다. 작가는 화면을 단순화하기 위해 형태를 분할하고, 선을 직접 긋지 않은 채 바탕색 위에 면을 칠해 경계선만 남기는 방식으로 선을 만들어냈다. 얼룩 없이 평평하게 유지된 표면은 겉보기와 달리 고도의 집중력과 계산을 필요로 한다. 전시는 12월 6일까지.

 

 

[정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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